3번째 학원을 운영 중인 현직 원장의 학원창업 가이드 — 준비는 오픈 6개월 전부터
저는 현재 수도권 모처에서 수학전문학원을 12년째 운영 중인 학원장입니다. 학원 경력은 어느덧 25년이 넘어가고, 그 이전에 2번의 창업과 소소한 성공과 실패를 거쳐 현재 운영 중인 학원은 3번째 학원입니다.
그 경험과 겪었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만약 내가 다시 학원을 창업한다면?’이란 가정으로, 예비 학원창업 또는 개인창업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글들을 공유하려 합니다.
준비했다고 생각했지만, 준비가 아니었던 것
이전 두 번의 창업과 실패를 되돌아보면, 준비 없이 창업을 시작한 게 가장 큰 실패 원인인 듯합니다. 물론 당시엔 나름대로 착실한 준비를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실제론 정작 중요하고 기본적인 것들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거나 아예 없었더군요.
그래서 만약 지금 다시 창업을 준비한다면, 오픈일을 정해놓고 거꾸로 세지 않고, 최소 6개월, 규모가 크거나 처음 다루는 과목이라면 최대 18개월까지 잡고 단계를 밟을 것입니다. 처음 한두 달은 제 교육 철학과 수업 방식을 글로 정리하는 데 씁니다. 무엇을 가르치고 왜 그렇게 가르치는지가 먼저 정리돼야, 이후 채널에 채워나갈 콘텐츠의 방향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다음부터 남은 기간은 꾸준히 발행하면서 반응을 쌓는 데 씁니다.
“서비스 준비”와 “창업 준비”는 다른 것입니다
그 준비 기간 동안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요? 개업 후 가장 절실하게 부족함을 느끼는 부분은 마케팅·홍보 채널의 부족입니다.
대부분 ‘이제 나는 고객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준비가 되었다’는 생각으로 창업을 합니다. 하지만 그건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요소가 준비된 것이지, 창업할 준비가 된 것이 결코 아닙니다. 좋은 수업을 만들 줄 아는 것과, 그 수업이 필요한 사람에게 가닿게 만드는 것은 완전히 다른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전자만 갖추고 시작하면, 문을 연 다음에야 후자가 없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무엇보다 “내 수업이 좋다”는 판단은 그냥 내 생각일 뿐입니다. 실제 소비자의 니즈와 일치하는지조차 오픈 전에는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채널을 먼저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그 판단이 맞는지 미리 실험해 볼 테스트베드가 필요합니다. 아직 문을 열지 않았으니 상담신청이나 문의 같은 직접적인 신호는 받을 수 없습니다. 대신 조회수, 공감, 댓글 같은 반응으로 간접적으로 확인하는 겁니다. 제가 정리한 철학과 방식에 사람들이 실제로 반응하는지, 아니면 그냥 제 생각일 뿐인지를요.
그리고 이 테스트베드는 검증만 하고 버리는 게 아니라, 창업 후 곧바로 홍보와 마케팅 채널로 그대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검증과 채널 구축을 같은 도구로 동시에 해내는 셈입니다.
제가 가장 추천하는 방식은 ‘네이버 블로그’와 ‘개인 홈페이지’를 함께 운영하는 방식입니다. 이 두 채널을 왜 골랐는지, 그리고 실제로 어떻게 채워나가야 하는지는 다음 편에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최소한 6개월 이상의 준비 과정이 필요한 이유 중 하나가 여기 있습니다. 위 두 채널이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채널이 되기까지 필요한 시간이 그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오픈 전날 블로그를 만들어서는, 오픈 시점에 아무 반응도 축적되지 않은 빈 채널만 갖고 시작하게 됩니다.
꾸준히 쓰는 것도 훈련입니다
누군가는 ‘나는 글 쓰는 재주는 없는데…’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 못한다가 아니라 배워야 한다로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그리고 이 채널을 운영하는 과정 자체가, 나중에 학부모와 소통하고 상담할 때 쓸 표현력을 미리 훈련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내 생각을 글로 정리해서 낯선 사람에게 이해시키는 연습은, 오픈 후 상담실에서 그대로 다시 쓰이는 능력입니다. 채널 준비 기간이 헛되이 흘러가는 시간이 아니라 실전 훈련 기간인 이유입니다.
창업에 준비 과정이 필요한 이유도 결국 여기로 이어집니다. 내가 필요한 능력을 배우고 연습할 시간이 충분히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그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으면서 실패할 확률을 스스로 높이고, 그래서 생존률이 기대만큼 높지 않은 것입니다.
준비 과정은 스스로 필요한 더 많은 것을 찾아 배워가는 과정이고, 그걸 학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전체 준비 기간을 결정하는 구조여야 합니다.
앞으로 이어갈 이야기
여기서 말씀드린 마케팅 채널 준비는 시작일 뿐입니다. 네이버 블로그와 개인 홈페이지를 왜 함께 써야 하는지, 수업 구성을 어떻게 구조화할지, 입지와 규모는 어떤 기준으로 정할지, 신규 오픈과 인수 중 무엇을 택할지, 버티는 구간의 자금은 얼마나 준비해야 할지 — 실제로 겪어야 보이는 것들이 이 뒤로도 이어집니다.
앞으로 이 시리즈를 통해 그 하나하나를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풀어보려 합니다.
